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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계획안 마련했지만"…홈플러스, 자금조달력 약화·차임금의존도 '부담'

홈플러스, 3천억원 이르는 DIP 금융 필요성 지속 강조…"기업 생존에 필수적 요소"
부실점포 정리·SSM 부문 매각 등 회생계획안 돌입…단기적 자본 유동성 확보 총력
'재무건전성 핵심 지표' 자금조달 비율 1년새 83%→56% 급감…차입금의존도, 60% 육박
업계 "핵심 부문 매각 시 사업 경쟁력 상실"…전문가 "'MBK식' 재무 구조 개혁 필요"

 

【 청년일보 】 홈플러스가 '청산의 칼날'을 피해간 이후에도 정상적인 사업 전개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업체로서 갖춰야 하는 필수 요건을 점진적으로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현재 회생계획안을 추진하며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1일 일반노조를 포함해 전체 직원의 87%가 회생계획안에 찬성했다며 회사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긴급운영자금대출(DIP)로 인한 자본 유동성이 확보될 경우 홈플러스는 작년부터 지속된 경영난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

 

홈플러스 역시 DIP가 기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홈플러스 측은 "작년 말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서 초안과 관련해 채권단이 공식적인 반대 의견을 내지 않으면서 법원이 계획안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며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단계"라고 강조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사의 회생 계획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85개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사업을 중심으로 연 매출 약 5조5천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갖춘 유통기업으로 재편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대형마트 3사 중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게 되지만 회사의 존속 자체는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홈플러스의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이와 같은 회생계획안을 예정대로 이행할 경우에도 사업을 정상화하고 더 나아가 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이와 같은 전망을 내놓는 이유로 ▲고매출 매장 매각 및 점포 규모 축소 ▲기업형 슈퍼마켓(이하 SSM) 부문 매각 ▲실무 인력 유출 등을 거론하고 있다.

 

먼저 홈플러스는 작년 서울회생법원에 기습적으로 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이전에도 이미 사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현금성 자산 확보를 위해 고매출 점포, 소위 '알짜 매장'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처분함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경쟁력을 잃고 있었다는 관측이다.

 

현재까지 홈플러스는 유성점·동광주점·해운대점·원천점 등을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MBK는 20여 개에 달하는 점포를 매각해 약 4조원의 자본 유동성을 확보했다.

 

또한 홈플러스는 향후 6년간 41개 적자 점포를 추가로 정리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매출 점포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매각하는 행태는 대형마트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에게 결코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라며 "대형마트 사업은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의 상권 분석에 기반한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만큼, 사업의 핵심이 되는 부동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는 전략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홈플러스의 유동리스부채는 약 4천440억원에 이른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자본조달비율 역시 급감했다. 2023년 83.18%에 달하던 자본조달비율은 2024년 55.79%로 떨어졌다.

 

자본조달비율은 그 수치가 높을수록 부채 비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반대일 경우 부채 비율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총차입금 규모 역시 크게 증가했다. 2023년 약 15조원이었던 총차입금은 2024년 20조원으로 상승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약 60%에 달한다.

 

총차입금은 기업이 이자 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는 부채의 총합으로, 여기에는 세일앤리스백 형식으로 재임대한 매장의 리스 비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홈플러스의 부실한 재무 건전성으로 DIP로 인한 자금 수혈이 이뤄지더라도 단기적 관점에서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업종을 불문하고 기업 사업 전개에 있어 핵심은 자산 흐름의 안정성"이라며 "홈플러스의 경우 현재 재무 구조 자체도 지속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추후 회생안에 담긴 내용을 이행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재무 구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회생계획안 실현 이후에도 홈플러스가 큰 어려움을 겪게 할 주요 원인으로 핵심 사업 부문인 SSM 매각을 거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중 핵심 내용으로 자사의 주요 사업 부문 중 하나인 SSM 분리 매각을 제시했다. 홈플러스는 전국에 약 310개의 익스프레스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매출의 약 80%는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까지 자사의 매출 중 SSM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개한 바 없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퀵커머스 등으로 인한 SSM 업계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홈플러스에서 이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퀵커머스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SSM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사업 부문을 매각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제 손으로 내보내겠다는 것과 같은 취지"라고 말했다.

 

실제 SSM 시장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3.7%, 4.6% 성장하며 시장 규모를 늘려 나가고 있다.

 

또한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현장 실무를 담당하는 현직자들이 빠른 속도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는 점도 지목하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가 2개월 연속으로 임직원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며 이와 같은 행보가 더욱 가속되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로열티 하나만으로 묵묵히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하던 핵심 실무자들이 최근 홈플러스를 떠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품의 기획과 소싱 담당자들이 유출될 경우 대형마트는 급속히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와 같은 요인으로 인해 홈플러스가 결국 사업 경쟁력을 상실하고 시장 내에서 지속 불가능한 위치에 자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종사자는 "홈플러스가 제시한 회생계획안이 모두 실현된다고 가정할지라도 결국 소비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최종 판매가를 결정할 수 있는 매입 역량을 상실한 상황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분명한 것은 과거와 같은 홈플러스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DIP를 통한 3천억원 확보가 아닌 홈플러스의 본질적 재무 구조에 대한 확실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이에 대한 방안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미 현장에서는 홈플러스가 사업 지속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도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시행한 이후에도 정상적인 사업을 전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홈플러스는 담보물 자산에 대한 매각을 통해 채권 자산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서 '담보물 자산'이란 과거 유동화시키지 않았던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것으로, 추가 점포 매각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미 홈플러스는 41개 점포, 핵심 사업 부문인 SSM 매각까지 예고한 상황"이라며 "매각이 이뤄질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한 단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되므로 대형마트 산업의 핵심 역량인 상품 매입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상실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홈플러스는 외형적으로는 '생존'할 수 있어도 실질적으로는 업계에서 경쟁력을 잃고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경영계의 한 기업 구조 전문가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구성해 놓은 현재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홈플러스의 지속 가능한 미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현재 마련한 회생계획안도 기존 MBK의 경영 방식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관적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 생존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사업체 구성을 위해 점포 매각을 최소화하고 임대 방식의 점포 운영을 줄여 고정비를 절감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홈플러스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적 자본 유동성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방안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라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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