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의 매각이 결정되자 기업형 슈퍼마켓(이하 SSM) 업계에서 분할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경쟁사가 익스프레스 전체 매장을 인수하는 대신, 개별 매장 단위의 제한적인 흡수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SSM 매각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구적인 회생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SSM 사업을 정리하고 대형마트 본연의 사업에 집중해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과 함께 자가 점포 가운데 적자 점포 운영을 중단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또한 향후 6년간 41개 점포를 정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2월 기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적으로 약 3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점포의 약 80%는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매장 규모로는 업계 3위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상당수의 매장을 수도권 지역에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하나의 강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점포의 양적 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수도권에 얼마나 많은 점포를 운영하고 있느냐에 관한 부분”이라며 “상당한 매장을 수도권 지역에 보유하고 있는 익스프레스는 양적 성장을 고려하고 있는 경쟁사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무리한 점포 출점 경쟁이 지양되고 있는 분위기지만 핵심 지역에 상당한 매장이 매물로 나온다면 사정이 다르다”며 “경쟁사들이 투자 대비 획득할 수 있는 장점과 비용을 면밀히 비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SSM 업계는 1~2인 가구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 채널 전반이 사양화되는 추세에 있어 공격적인 인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 GS더프레시·롯데슈퍼·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4개 사의 작년 상반기 매출은 신선식품의 높은 판매량을 기반으로 평균 1.5% 성장했다.
다만 전체적인 유통 업계의 업황을 고려했을 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전면적으로 인수하려는 경쟁사는 나타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한 업계 종사자는 “최근 SSM의 성장세가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을 앞지르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형마트 혹은 편의점에서 분산된 수요를 흡수하는 것이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즉, SSM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모두 대형마트 혹은 편의점 사업을 병행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전체적인 매출은 고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전체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방식보다는 소위 ‘알짜 매장’을 선별하는 부분적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경쟁사들이 각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지역에 한정해 익스프레스를 부분적으로 인수할 것이라고 보는 게 가장 합리적인 예측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아무리 SSM 사업 자체가 성장세라고 할지라도 특정 경쟁사가 300개에 달하는 매장을 모두 인수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익스프레스 매각 및 인수 과정에서 촉발될 수 있는 고용 문제와 소비자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최소 1만 명 이상에 달하는 익스프레스 직원들의 실업 문제와 이들의 고용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경쟁사가 매장을 인수한다고 할지라도 기존 익스프레스에서 일하던 노동자를 그대로 고용한다는 조건 자체가 없기 때문에 매각 시 수많은 종사자들은 순식간에 실직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을 위해 익스프레스 매각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봐야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종사자의 고용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인수에 나설 경쟁사 역시 단순히 매장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업계의 혼란을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애널리스트는 “오프라인 유통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익스프레스 매각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다만 경쟁사들이 아예 익스프레스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며 업계의 일반적인 예상처럼 부분적으로 매장을 ‘나눠 먹는’ 형세를 취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점”이라며 “SSM 외에 식품이나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지역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활한 매각과 인수에 힘쓰는 게 추후 홈플러스와 인수 기업의 기업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