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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빅5 X-ray ①] 현대건설, 작년 1조 적자 딛고 '흑자 전환'...'7조 외상값'에 묶인 발목

3분기 연결 영업익 5천342억 달성하며 실적 정상화...유동성 확보 숙제
별도 매출채권 4.2조 vs 현금 1.5조...내년도 북미에서 새로운 성장 기반 기대

 

【 청년일보 】 4분기 결산을 앞둔 현대건설의 올 한 해 실적은 '수익성 정상화'로 요약된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부진을 털어내고, 1년 만에 흑자 기조를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다만 연결 실적의 호조세와 달리, 본체(별도 기준)의 현금 흐름과 재무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 역대 최대 매출 속 '1조 적자'... 2024년 실적 부진의 배경

 

현대건설의 최근 실적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2024년의 재무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현대건설은 연결 기준 매출 32조6천703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으나, 영업이익은 -1조2천634억원, 당기순손실은 7천6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그룹 차원의 해외 현장 원가율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기간 수주했던 해외 대형 프로젝트들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았다.

 

현대건설 본체 현장은 물론, 주요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수행하던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프로젝트(패키지2) 등 핵심 현장에서 공사 원가가 급등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사측은 잠재된 손실을 회계에 선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고, 이는 2025년 실적 반등의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3조27억원으로 전년 대비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5천34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선제적인 원가율 반영 조치가 수익성 지표 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다.

 

 

◆ '흑자' 이면의 유동성 흐름...별도 기준 매출채권 부담 상존

 

장부상 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금 유입 흐름은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수치와 달리, 현대건설 본체(별도 기준)의 재무 지표에서는 유동성 관리의 필요성이 확인된다.

 

주목할 부분은 매출채권의 증가세다.

 

현대건설의 3분기 말 연결 기준 매출채권은 7조2천100억원이다.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현대건설 별도 기준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매출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2조6천118억원에서 올 3분기 4조2천154억원으로 약 1조6천억원(61.4%) 증가했다.

 

여기에 공정률 이견 등으로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공사' 금액도 별도 기준 3조2천64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를 합산한 규모는 약 7조5천억원 수준으로, 이는 현대건설 별도 자산총계(16조5천892억원)의 약 45%에 해당한다.

 

반면 보유 현금성 자산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5천808억원으로 매출채권 및 미청구공사 규모 대비 보유 현금 비중이 낮아, 향후 자금 회수 속도가 유동성 관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2026년 전망 "재무는 내실 다지기, 수주는 북미 시장 공략"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의 2026년 경영 기조가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과 '리스크 관리'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이 30조7천억원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을 감수하며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조정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 대신 유동성 확보와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는 내실 경영 기조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AI 인프라 수요 급증과 미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 기반으로 미국 내 대형 원전 및 SMR 관련 사업 기회가 빠르게 확대 중"이라며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글로벌 원전 및 에너지 인프라 사업참여를 추진하며, 북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 변수 관리도 요구된다. 최근 미국 원전 파트너사인 페르미(Fermi) 관련 이슈로 인해 기대했던 14조 원 규모 EPC 전환 시점의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래 현금 흐름 예측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 이은상 애널리스트는 지난 16일 리포트를 통해 "현대건설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은 긍정적이나, 현재의 미수금 규모는 글로벌 건설사로서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2026년에는 신규 수주보다 기성금 회수에 총력을 기울여 부채비율을 1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시장 신뢰 회복의 열쇠"라고 분석했다.

 

결국 현대건설에 있어 2025년이 실적 반등의 해였다면, 2026년은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체질 개선'의 시기가 될 전망이다. 회계상의 흑자가 실제 현금 흐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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