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2026년 부동산 시장이 '규제 강화'와 '선별적 지원'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파도를 동시에 맞이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오는 5월 종료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금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외국인 거래 규제와 자금 출처 검증을 대폭 강화하며 투기 수요 차단에 나서는 반면 소규모 정비 사업 인센티브와 전세 자금 지원 확대 등 공급과 주거 안정을 위한 당근책도 함께 내놨다.
9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직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진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1년 단위로 연장되어 온 한시적 조치가 이번에는 종료 수순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기한은 오는 5월 9일까지다.
별도의 법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5월 10일 이후 양도분부터는 중과세율이 적용돼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합산할 경우 부담해야 할 최고 세율은 82.5%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유예가 5월 종료 예정이지만,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이미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양도세 중과까지 부활하면 급매보다는 증여하거나 명의를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 선호 입지에서는 오히려 매물이 줄고 거래도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설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올해 양도세가 중요한 이슈인 것은 맞지만, 양도세보다는 다양한 공급 및 규제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더욱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금 이슈와 함께 거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대폭 강화된다.
1월부터 공인중개사가 주택 매매 계약을 신고할 때 계약서 사본과 함께 계약금 입금 내역을 증빙하는 자료 제출이 의무화되며 자금조달계획서 검증도 한층 깐깐해진다.
기존에는 대출 유무만 표기했다면 앞으로는 구체적인 금융기관명까지 기재해야 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 시 자금 출처 소명 의무가 강화된다.
외국인 거래 규제 장벽도 높아진다. 오는 2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주택을 취득하려는 외국인은 체류 자격과 국내 거주지뿐만 아니라 '183일 이상 장기 거주 여부'까지 신고해야 한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외국인의 투기성 거래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연내 출범을 앞둔 '부동산감독원(가칭)'은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받아 편법 증여, 대출 규제 위반 등 시장 교란 행위를 상시 단속할 방침이다.
반면 얼어붙은 주택 공급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한 정비 사업 특례도 도입된다.
2월부터 시행되는 '소규모 정비 용적률 특례'에 따라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지에서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을 기부채납 형태로 제공할 경우 법적 상한 용적률의 1.2배까지 건축이 허용된다. 사업성을 높여 도심 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실수요자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복지 혜택도 더욱 촘촘해진다.
우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의 문턱이 낮아진다. 기존에는 지원받기 어려웠던 '재건축 사업장 이주자'까지 대출 대상에 포함되어 정비 사업으로 인해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층을 위한 월세 지원 사업은 한시적 시범 사업 꼬리표를 떼고 상시 제도로 안착한다. 지원 대상은 소득 중위 60% 이하 청년 가구로 구체화됐으며, 이를 통해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일반 무주택 세대를 위한 월세 세액공제 한도 역시 연간 75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상향되며, 부부 합산 공제가 가능해져 맞벌이 부부의 혜택 체감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금융권의 대출 조이기는 변수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이 기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차주들이 체감하는 대출 금리와 한도 규제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RWA(위험가중자산) 상향으로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영업 환경에 있어서 부담감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기업대출 중심의 대출 영업이 이뤄질 예정이라 은행들이 가계대출 확대를 위해 금리를 내리는 등의 가계대출 문턱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