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의 갈등이 '높이 검증' 문제로 다시 불붙었다.
서울시가 건물 높이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종묘에서의 현장 촬영 허가를 요청했으나 국가유산청이 이를 불허하면서 해당 구역 주민들까지 나서 공동 검증을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국가유산청, 기자단,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등이 참여하는 현장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은 당초 신청 내용과 달리 대규모 행사로 추진돼 종묘의 보존 관리와 관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장소 사용과 촬영을 불허하며 설명회는 끝내 무산됐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세운4구역 건축물과 동일한 높이의 애드벌룬을 띄워 실제 높이에 대한 현장 실증을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실증 결과 현장에서 확인된 높이와 경관은 지난해 11월 시의회에서 공개했던 시뮬레이션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러한 결과를 현장에서 투명하게 공유해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구상이었으나, 국가유산청의 반대로 막히게 된 셈이다.
이에 세운4구역 주민들은 이날 오후 종묘 인근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강하게 반발했다.
주민들은 집회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실증 자체를 불허하고 회피하는 국가유산청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시뮬레이션 실증 결과를 토대로 논의하는 것이 종묘의 가치를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간의 시뮬레이션 공동 검증을 강력히 요청했다.
전문가들 역시 객관적인 검증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권영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종묘의 문화재적 가치를 고려하면서 도심 개발과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관별로 제시된 상이한 시뮬레이션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엽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또한 “종묘 인근 개발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각 기관의 시뮬레이션을 공동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지속적인 협의 의사를 내비쳤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시뮬레이션 공동 검증은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과정”이라며 “국가유산청과의 공동 검증을 통해 역사문화와 도심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서울시의 '일방적 불허'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초 서울시가 신청한 내용은 출입 인원 10명 규모의 단순 경관 촬영이었으나, 실제로는 5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현장 설명회로 확인돼 불허했다는 설명이다.
유산청 측은 "당초 신청 내용과 완전히 다른 대규모 행사가 추진됨에 따라 종묘의 보존 관리와 관람 환경 보호를 위해 부득이하게 불허한 것"이라며 "세운재개발사업 관련 중요 사항은 이미 구성된 사전 조정회의에서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