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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입학 후 전공 정하는 무전공 입학, 확대하려는 이유는?

 

【 청년일보 】 지난해 6월 발표된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법제 심사 단계를 밟게 되면서, 교육부가 입학 후 전공을 선택하는‘무전공 입학’을 입시생의 25%까지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개정안에서 “대학에는 학과 또는 학부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는 내용이 사라졌기 때문에 생긴 변화다.


무전공(자유전공, 자율전공) 입학 제도는 학생들이 따로 전공을 정하지 않은 채 입학해 여러 분야를 학습해 본 뒤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자신에게 적합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기 때문에 학생의 적성과 자율성을 중시한 제도라는 호평을 받아 왔다.


그러나 해당 제도는‘특정 전공 선호로 인한 성적순 전공 배정’, ‘학생들의 입학 취소’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현재도 대학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완벽히 해결하지 못했기에 정부의 무전공 입학 확대 권고가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부는 “전공 선택의 벽이 너무 높고, 학생들이 졸업할 때 전공을 살리는 일이 매우 낮다.”라 말하며 개정안 발표가 학생들의 자유로운 선택과 적성 탐색을 돕기 위한 결과였음을 밝혔다.


그렇다면 정부가 말한 것과 같은 문제점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추측하건대, 입시와 취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 변화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살펴보려 한다.


먼저, 대학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진리의 상아탑’이라 불렸던 대학이다. 대학은 전공 학문에 대해 더욱 깊게 연구하고 학습하기 위해 가는 곳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은 ‘취업사관학교’에 불과해졌다. 현재 많은 대학생들은 대학이란 공간을 학문 탐구를 위한 곳이라기보단 취업을 위해 거쳐가야 하는 중간다리 정도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전공을 탐색해본 뒤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선택하거나, 졸업을 미루고 여유롭게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겠다는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두 번째, ‘의대 쏠림’ 현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입시생들이 의과대학으로 몰리는 의대 쏠림 현상이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다. 이는 과학 분야의 인재 가뭄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입학 후 반수나 편입을 통해 타 대학의 의대로 진학하는 ‘학생 중도 이탈’의 주원인이 된다. 때문에 전국 대학 입학처과 정부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가 무전공 입학 확대 제도라고 볼 수 있다. 각 대학의 자율전공학부에서 반수나 편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을 많이 받으면, 이공계열, 자연계열 전공의 학생 중도 이탈 현상을 완화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사회가 바라는 인재상이 달라졌다. 현재 취업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인재상은 ‘융합형 인재’다. 직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최근에는 한 분야에서 특출한 재능을 보이는 사람보다 여러 분야를 균형적으로 섭렵한 사람을 원하는 곳이 더 많아졌다. 자율전공은 이러한 융합형 인재를 키워내는 데에 적합하다. 여러 분야를 충분히 탐색한 후 적성을 찾아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새로운 융합전공을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실함보다는 참신함이 취업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른 만큼, 자율전공 확대로 융합적·창의적인 인재를 더 많이 길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 모든 장점이 초반의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기대하는 바가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대중들의 우려는 해당 제도의 실패로 학생들의 선택권이 오히려 침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무전공 입학 제도의 단점들로 인해 대학에 왔음에도 원하는 전공을 택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해왔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 또한 꾸준히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부작용을 반복하지 않고 기대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해당 제도가 잘 운영되지 않고 있는 대학의 사례를 충분히 분석하고,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과정을 거쳐 제도를 견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입시부터 확대되는 무전공 입학 제도는 대학생들을 곤란하게 하는 제도가 아니라 대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든든한 동반자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
 


【 청년서포터즈 7기 김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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