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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질책 대신 박수 받는 국산 게임… 그들의 운영 노하우

 

【 청년일보 】 올해 연초부터 국내 게임사들은 이용자들의 예상치 못한 거센 항의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번 항의의 도화선이 된 사건은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적용을 비롯해 안일한 운영 행태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용자의 항의가 확산되자 국내 게임업체들은 올 1분기(1~3월) 내내 사과문을 게재하기 바빴고, 성난 이용들을 달래기 위한 차원의 간담회 개최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일시적인 것이 아닌 오랜 기간 잠재적으로 쌓여온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이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도 게임업계에 대해 연일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오기에 경영상 부담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게임 유저들로부터 자발적인 '커피 조공'을 받으며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게임업체가 눈에 띈다.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를 서비스하는 넷마블이 대표적인 예다.

 

세븐나이츠 이용자들은 자발적인 모금으로 마련한 커피 트럭을 지난 9일 서울 구로에 위치한 넷마블 신사옥 앞으로 배달했다. 세븐나이츠 7주년을 맞이해 밤낮없이 고생하고 있는 운영진들을 격려하고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아이디어를 낸 이용자는 "최근 많은 게임업체들이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것과 반대로 세븐나이츠는 CM스파이크님의 등장으로 갓겜 소리를 듣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어 "새벽 시간임에도 답변을 달아주고 과금 위주의 업데이트보다 진짜 유저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안 되는 건 솔직하게 힘들다고 말해주는 시원한 모습에 처음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마음이 이제는 다시 세븐나이츠를 시작해도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세븐나이츠 운영진의 진심을 담은 대응, 처세, 시스템이 이용자의 감동을 이끌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많은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커피 트럭 모금액은 당초 설정한 목표액을 훌쩍 넘었다.

 

CM스파이크는 "뜻밖의 이벤트를 기획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기대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지난 2월에는 스마일게이트 RPG가 개발, 서비스하는 MMORPG '로스트아크'에서 커피 트럭 조공 계획이 추진됐다. 그러나 당시 코로나19 확산 및 사옥 공사 등의 문제로 인해 실제 이뤄지지는 못했다.

 

이 역시 금강선 총괄 PD를 중심으로 한 로스트아크 개발·운영진이 이용자 친화적인 업데이트와 운영을 진행하면서 다수의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기획, 추진한 것이었다.

 

그동안 무차별적인 확률형 아이템 도입과 다소 안일한 대응과 운영 등으로 국산 게임에 대한 국내 이용자의 혐오도가 높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세븐나이츠와 로스트아크에서 볼 수 있듯이 무조건적으로 국산 게임을 적대시하는 건 아니다.

 

이용자들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게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을 부단히 분석하고 개선해나가며 그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노력만 보여도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 그리고 기대를 보낸다.

 

영리 추구가 제1의 목표인 건 기업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단기간 내 수익만을 쫒다 보면 '소탐대실'을 우려를 범하기 십상이다. 이용자들이 납득한 만한 선을 지키는 것, 당장의 이익보단 중장기적으로 이용자와 함께 호흡할 때 그 기업은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많은 이용자들의 신뢰와 든든한 지원을 받으면서 말이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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