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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가향담배 판매 금지한 미국...국내의 규제 강화는 '글쎄'

 

【 청년일보 】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청(이하 FDA)은 가향 담배 판매를 2024년에 완전히 중단할 것이라 발표했다.

 

FDA는 2009년에 한 차례 과일 향과 사탕 향 등의 가향 담배를 판매 금지한 적이 있다. 이때, 멘톨이 포함된 멘톨 담배는 제외되었지만, 이번 조치는 멘톨을 포함한 모든 가향 담배의 판매 금지를 의미한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유럽연합(이하 EU)은 2017년, 모든 가향 담배 판매를 금지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신상 가향 담배가 출시되고, 편의점과 같은 담배 소매점 카운터 주변 곳곳에는 담배 광고가 즐비하다. 담배 회사는 새롭고 꾸준한 고객이 될 수 있는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하도록 많은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 담배 광고 노출 현황과 인식에 관한 연구'(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청소년의 94.5%가 소매점 내 진열된 담배를 본 적이 있었고, 85.2%가 담배 진열 광고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고 시사한다. 


광고에 노출됨에 따라, 청소년의 69.7%는 1개 이상의 담배 제품 브랜드를 알고 있었으며, 5개 이상의 브랜드를 알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담배 광고 내용은 흡연 행위를 미화하거나, 담배의 건강 위해성을 간과하게 만드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청소년의 흡연 호기심을 자극하고 담배 및 흡연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형성할 우려가 있다.


흡연 경험이 있는 응답자 5,657명 중 63.2%는 가향 담배를 피운다. 특히, 흡연을 시작하는 10대 남성(70.3%)과 만 19~24세 여성(81.7%)은 과반수를 훨씬 웃도는 응답자들이 가향 담배를 선호했다. ['가향 담배가 흡연 시도에 미치는 영향' (질병관리본부, 2017)] 가향 물질은 담배 중독성을 더 높인다. 멘톨을 비롯한 시원하거나 달콤한 향은 담배 연기를 마실 때 자극이 덜 느껴지게 한다. 


또한, 가향 담배는 담배 특유의 매캐한 냄새와 몸에 배는 냄새를 줄이며, 다양한 맛이 난다는 점을 마케팅한다. 가향 담배는 향이 가해지지 않은 일반 담배보다 담배에 대한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담배에 대한 장벽의 높이를 낮춰 흡연율을 높이는 요인이 되며, 장기적인 흡연으로 이어진다. 즉, 가향 담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흡연율을 줄일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국가가 담배 소비 증가에 대해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담배 제조사에 성분 제출을 의무화하고 검사, 공개하는 법안 (박주민 의원 등), 가향 담배 판매금지(박인숙 의원 등, 박맹우 의원 등) 등, 여러 법률안에서 가향 물질 첨가물 규제와 담배 성분 공개 관련 법안들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규제가 기능하기 위한 세부 사항 및 법안 통과를 위한 쟁점 해소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법안 통과를 위해 해소해야 할 쟁점이 여러 개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쟁점은 역시, 담배와 떼놓을 수 없는 세금 문제다. 담배 세수는 12조 원에 달하며, 가향 담배는 전체 담배 판매량의 40%에 달한다.


이러한 한계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참조하며 담배규제 기본 협약 (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이하 FCTC) 가이드라인에 따라, 계속해서 담배 소비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FCTC란, 흡연과 관련된 질병과 사망률 감소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WHO의 주도하에 2003년 5월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으며 2005년 2월 27일에 발효된, 세계 최초의 보건 관련 협약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협약 발표 후 5년 안에 협약 가입국에서는 모든 담배 광고, 판촉, 후원이 전면 금지된다. 담뱃갑의 최소 30% 면적에 암에 걸린 폐의 사진을 싣는 등 경고문구나 그림을 삽입해야 한다. 담뱃갑 겉면에 '저타르', '마일드', '라이트' 등 소비자를 현혹하는 문구를 쓸 수 없다. 


흡연은 국민 건강에 큰 해를 끼치는 요인이다. 흡연이 주된 발병 요인으로 알려진 폐암은 5년 순 생존율(암이 유일한 사망원인인 경우 암 환자가 진단 후 5년간 생존할 확률)이 25.1%로 다른 주된 암인 위(68.9%), 대장(71.8%), 유방(86.6%), 자궁경부(77.3%)에 비해 확연히 낮다. (국립암센터, 2019년 국가 암 등록 통계)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가향 담배 규제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 청년서포터즈 5기 이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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