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 종료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정부가 매매 계약 체결일을 기준으로 중과 배제 요건을 완화한 데 이어,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기준을 추가로 명확히 하며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에 나섰다.
다만, 다주택자는 물론 일시적 2주택자와 1주택자까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적용받는 과세 체계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만큼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시급한 시점이다.
◆다주택자 중과 유예 계약일 기준 전환과 잔금 기한
먼저 지난 2월 12일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의 합동브리핑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요건이 완화됐다.
기존에는 5월 9일까지 잔금을 치르거나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야 중과를 피할 수 있었으나,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로 확대 적용된다.
단, 정식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실제 계약금 지급 내역이 금융 거래 증빙 등으로 확인되어야 한다. 가계약이나 토지거래허가용 사전 약정은 정식 계약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잔금 청산 기한은 지역별로 차등 적용된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등 기존 조정대상지역 소재 주택은 계약일로부터 4개월 내에 양도를 마쳐야 한다.
반면 경기 과천시, 성남시 분당구, 하남시 등 2025년 10월 16일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에 양도하면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이 기한을 넘기면 기본세율에 최대 30%포인트가 가산되어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기준 최고 82.5%의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다주택 중과가 적용되는 주택의 경우 양도차익의 최대 30%를 공제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전면 배제된다.
◆국토부 해석 통일로 임대차 승계 주택 거래 활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에 대한 규제도 풀렸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취득 시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는 기존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된다.
국토교통부는 3일 지침을 통해 2026년 2월 12일 당시 유효한 임대차 계약이라면 재계약이나 갱신권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유예 대상에 포함된다고 명확히 했다.
이는 전세를 끼고 집을 팔려는 다주택자들에게 실질적인 퇴로를 열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늦어도 2028년 2월 11일까지는 입주를 마쳐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실행 시 전입 의무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혹은 임대차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중 더 늦은 시점까지 유예된다.
유예 조치는 원칙적으로 매도인이 다주택자이고 매수인은 무주택자인 경우에 한정된다. 시가 3억원 초과 아파트 매수 시 발생하는 전세대출 즉시 회수 규정도 세입자 거주 잔여 기간까지는 회수가 유예되어 무주택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준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와 1주택자 거주 요건 주의
세무 전문가들이 가장 강조하는 대목은 날짜 기준의 차이다. 이번 보완책으로 다주택자 중과 배제 여부는 매매 계약일로 판단하지만, 일시적 2주택자의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은 여전히 잔금 청산일(양도일)을 기준으로 한다.
5월 9일 전 계약을 마쳤더라도 일시적 2주택 처분 기한인 3년(혹은 취득 시점에 따른 예외 기한)을 단 하루라도 넘겨 잔금을 받으면 비과세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1주택자 역시 취득 시기에 따른 거주 요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2017년 8월 3일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취득했다면 2년 보유뿐만 아니라 2년 거주 요건을 반드시 채워야 비과세가 가능하다.
만약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면,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주어지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대신 연 2%씩 최대 30%만 공제되는 일반 규정을 적용받게 되어 세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해외 이주 등으로 인한 비거주자 상태라면 주의가 더 필요하다. 비거주자는 국내에 단 한 채의 주택만 보유하고 있어도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되며, 양도차익 전체에 대해 세금이 부과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또한 최대 30%의 일반 공제율만 적용되는 만큼 매도 전 거주자 판정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보완책이 시장의 매물 유도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대출 금리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정부의 보완책 발표로 매도 시점에 다소 여유가 생겼고 국토부의 유권해석으로 전세 낀 매물의 거래 장벽이 낮아진 만큼 시장에 매물이 풀리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고금리 기조와 대출 규제가 여전해 매수 심리가 이를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세무 업계는 복잡해진 기준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 부동산 전문 세무사는 "중과 배제는 계약일 기준이지만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판단은 잔금일을 기준으로 하는 등 기준점이 혼재되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지역별로 다른 잔금 기한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하면 수억원대의 세액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계약 전 반드시 정밀한 세액 시뮬레이션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완책의 세부 기준은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반영되어 법적 근거가 마련된 상태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