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오히려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경매 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97.3%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 상승기였던 지난 2021년(112.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2021년 100%를 웃돌다 금리 인상 여파로 2023년 82.5%까지 급락했다. 이후 2024년 92.0%로 반등한 뒤 지난해에는 5.3%포인트 더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하반기 들어 상승폭이 가팔랐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2.9%를 기록해 2022년 6월(110.0%)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별 낙찰가율은 10·15 대책이 발표된 10월 102.3%로 처음 100%를 넘긴 뒤, 12월까지 3개월 연속 100%를 상회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역설적으로 경매 시장의 인기를 부추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으면서, 일반 매매 시장은 거래가 급감했다. 실제 지난해 9~10월 8천건을 넘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1월 2천786건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경매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전세를 낀 '갭투자'가 가능해 규제의 우회로로 주목받았다. 이에 따라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경매 법정으로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경매 시장의 열기는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인 낙찰률은 49.0%로, 2021년(73.9%) 이후 가장 높았다. 입찰 물건 2건 중 1건이 주인을 찾은 셈이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 역시 8.19명으로 2017년(8.72명) 이후 8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의 강세가 뚜렷했다. 성동구의 낙찰가율이 110.5%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았으며, 강남구(104.8%), 광진구·송파구(각 102.9%)가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영등포구, 동작구, 마포구 등 총 9개 구의 낙찰가율이 100%를 넘겼다.
개별 단지에서도 고가 낙찰이 속출했다. 지난해 11월 성동구 금호동3가 두산아파트 전용 60㎡는 40명이 입찰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160.2%인 13억3천750만원에 낙찰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전용 106.5㎡ 역시 감정가보다 18억원 높은 52억822만원(낙찰가율 153.2%)에 주인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경매 시장의 과열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정부의 10·15대책 이후 지방에서도 토지거래허가와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경매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 전후 정책 변화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정부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거래 허가 의무가 없는 경매 시장의 과열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