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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다주택자 특혜·정치권 비판'에...부동산시장 '불확실성' 증대

상속 등 비자발적 2주택자 "퇴로 없다" 호소…매물 증가 속 거래절벽 심화
전세 매물, 매매 전환에 11% 급감…임대차 시장 불안감 가중 우려

 

【 청년일보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향한 비판의 화살을 '개인'이 아닌 '정치권'으로 돌리며 정책적 명분 강화에 나섰다. 투기 목적이 없는 정당한 보유는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인 오는 5월 9일이 임박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의 매물은 쌓이고 있지만 대출 규제와 매수 심리 위축으로 거래는 실종됐고, 전세 매물이 매매로 전환되며 임대차 시장 불안이라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가 이익 아닌 부담이 되게 해야 할 정치인들이 특혜를 방치할 뿐 아니라 다주택 투기를 부추기거나 심지어 자신들이 다주택에 따른 초과 이익을 노리는 이해충돌까지 감행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다주택자 자체를 '사회악'으로 규정한다는 야권의 공격에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굳이 사회악을 지목해 비난해야 한다면, 그 비난은 나쁜 제도를 활용한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다주택이 다 문제는 아니다"라며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드 하우스 등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문제와 무관한 것은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정부도 이런 집 팔라고 할 생각 추호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 같은 '옥석 가리기'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조세 부담을 둘러싼 반발과 매물 출회 현상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직이나 상속 등 비자발적 사유로 다주택자가 된 이들은 5월 9일이라는 데드라인 앞에서 퇴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직장 발령으로 인한 거주지 이전이나 갑작스러운 부모의 별세로 상속 지분을 받게 된 경우 등 '비자발적 다주택자'들의 호소도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투기 목적이 없음에도 실거주 문제나 복잡한 소유권 문제로 당장 매도가 불가능해, 자칫 징벌적 수준의 세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실제 시장 지표는 매도 물량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지난달 23일 대비 서울 아파트 매물은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송파구(33.7%), 성동구(36.5%) 등 한강벨트와 강남권에서 매물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와 보유세 걱정에 시세보다 수십억원 싼 가격에도 팔겠다며 급매물을 던진다"며 "1주택 은퇴자들도 재건축 후 추가분담금 걱정이 컸는데 앞으로 초고가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매물 증가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거래 절벽' 현상이다. 매수자들은 가격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로 인해 거래 성사는 요원한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선 급매물이 늘고 있지만, 허가·대출 규제 탓에 실제 계약은 성사되지 않는 '매물만 쌓이는' 형태의 투매 공포라는 점에서 역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매매 계약 이후 허가를 받기까지 최소 2주 이상이 걸려, 사실상 4월 중순 전까지는 계약을 마쳐야 5월 9일 중과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85.3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현재 1억∼2억원 가까이 싼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관망하고 있다"며 "거래 허가 기간을 고려하면 3월과 4월 초중순까지 급매물이 절정을 이루면서 실거래가도 떨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은 임대차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다주택자들이 전세 대신 매매를 택하면서, 플랫폼 집계 기준 서울 전월세 물량은 지난달 23일 대비 약 11% 줄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매물 출회가 전세 공급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의도와 달리 시장의 부작용이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과 그간의 매매가격 상승분이 전세 시장에 전이되며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세대란'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전량 흡수돼 민간 전세가 소멸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당장 대란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공공임대나 기업형 임대만으로는 민간 전세 물량을 전면 대체하기에 불충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설 연휴 이후 상반기 시장의 핵심 변수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규제 정책 강도와 국내외 유동성 흐름을 꼽았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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